안녕하세요! 선율공방의 민주입니다. 오는 2021년에는 책을 많이 읽고, 글도 많이 쓰기로 결심했어요.그 시작으로, 홈페이지 블로그 섹션에 글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어느덧 제가 이 곳 성수동에 작업실을 차린지 1년이나 지났더라구요.맨 처음 쉐어작업실에서 성수동으로 짐을 옮긴게 2019년 12월 25일이였거든요.그래서 그동안 작업실의 크고작은 변화들과, 쉐어작업실 생활을 조금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얼마전에 생긴 포토존이에요. 다음 사진이 매우 너저분하기 때문에(?) 안구정화용으로 추가했습니다. 이 곳은 저의 첫 쉐어작업실이에요. 조금 tmi지만 저는 원래 대학교를 졸업하고 공부를 더 하려고 했어요.그런데 예상치 못한 불합격 소식에 갑자기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불합격 소식을 접했을땐 마음이 많이 막막했던 것 같아요.당연히 공부를 더 할 거라고 생각해서 취업이나 작업을 위한 준비가 하나도 안되어있었거든요.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학교를 다닐 때보다 더 자유로운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설레이는 마음도 들었어요. 그래서 일단 도자 작업을 할 수 있는 작업실을 알아보려 다녔습니다.저는 도예과 재학시절부터 일러스트레이터로 그림 작업을 하고 있었고,아직 도자 작업을 시작 하기엔 스스로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거기다 쉐어 작업실 특성상 작업하다 모르는게 생겨도 물어 볼 사람이 없어서 혼자 공부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작업은 생각한 것 만큼 잘 안되고, 공부는 할게많고, 그래서 이 때까지만 해도 도자 작업에 대한 확신이 없었어요. 그렇게 3개월쯤 지났을까요?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에 참가 하게 되었어요.페어 한두달 전에 확정이 되어서, 꽤 급하게 준비를 했던 기억이 나요.그리고 이 때 제가 그동안 소소하게 만들었던 도자기들을 처음으로 판매하게 되었는데요,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저의 도자 작업들을 좋아해주시는 거에요! 또 제가 문구 제품 만드는 것도 정말 좋아하지만 도자기는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는 보람이 있었어요.그래서 본격적으로 아이디어스에 제품들도 올리고 도자 작업을 시작 하게 되었습니다.몇달 꾸준히 만들다보니까 부족했던 실력도 서서히 느는 기분이 들구요. 사진처럼 책상 하나, 선반 하나 주어지는 곳에서 도자 작업부터 포장까지 다 했어요.그렇게 약 1년 반동안의 작업실 생활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이 곳은 두번째 작업실이에요. 첫번째 작업실보다 집과 훨씬 먼 곳에 있지만 공간이 꽤 넓었어요.자리가 각각 독방으로 되어있어서 바닥에 석고 틀들을 내려놓거나 할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두번째 작업실에서 대형사고가 생기는 바람에 저는 또다른 쉐어 작업실을 알아보러 다녔어요.그런데 이 때가 연말이라 왠만한 작업실은 다 공실이 없더라구요. 최후의 수단으로 작업실을 차릴만한 공간을 부동산 어플로 찾아봤는데, 우연히 성수동의 한 가게를 발견하게 됐어요.이 곳은 제가 첫번째 작업실을 다닐 때 버스로 종종 지나다니던 길에 있어서 전부터 눈여겨보던 동네였어요.월세가 저렴하고, 집과도 가깝고, 무엇보다 화장실이 내부에 있어서 마음 편히 작업하기엔 최고의 조건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이 때 저는 사고를 수습하고 페어에 참가해야해서 굉장히 바빴는데 부모님이 대신 계약해주셨어요. 그렇게 처음 제대로 마주본 작업실이에요.원래 옷가게였던 곳이라 인테리어가 올화이트로 비교적 잘 되어있었어요. 다만 파티션 너머 뒷편에 물이 샌 적이 있어서 천장 페인트가 누렇게 변색 되어있었어요.가족들의 도움으로 페인트칠만 셀프로 다시하기로 했습니다.전기공사와 수도공사만 근처 인테리어 업체를 통해 진행하기로 하고요. 처음 공방에 짐이 들어온 날이에요.두번째 작업실에서 짐이 많이 늘어있던 상태라, 이삿짐센터를 불러야만했죠.크리스마스날이였는데 이른 새벽부터 짐을 옮겼어요. 페인트 작업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짐을 풀었어요.공방 뒷편에는 이렇게 커다란 벽 선반이 설치되어 있었어요.이때 저는 저는 포장재랑 완성된 도자기들을 보관해두었습니다. 아직 가마가 들어오기 전, 공방의 초창기 모습이에요.가구들은 전부 이케아와 코스트코에서 사서 직접 조립했어요. 간판을 대신해서 이렇게 스티커도 붙이구요!요즘도 공방에는 간판없이 스티커만 붙어있어요. 공방 유리문 옆에는 이런 장식장을 둬서 완성된 도자기들을 전시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공방에 물레가 도착했어요.급하게 작업실을 차리다보니 기계들을 구입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어요.가마는 제작까지 1달을 기다려야 했고, 물레도 2주정도 기다렸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가마를 기다리며 작업을 시작했어요.개인물레가 있으면 꼭 하고 싶었던게 이 석고작업이였는데,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이건 가마가 들어오는 날 찍은 사진이에요.연말에 나갔던 페어에서 판매했던 작품들인데 장식장 위에 꺼내두었죠! 반짝반짝한 새 가마의 모습이에요.가마의 크기는 부피로 재는데 이건 0.1루베(세제곱미터) 짜리 가마에요.쉐어작업실에서 여러 크기의 가마를 사용해보니까 저는 0.1정도로 사는게 딱 적당하겠더라구요. 그렇게 가마가 들어오고 완성된 공방 모습이에요! 이 때는 철제 선반을 하나 앞쪽에 두어서 자주쓰는 초벌기들을 올려 두었어요.몇달 전까지만해도 공방은 계속 이 모습이였어요. 가끔 공방 내부가 깨끗할 때면 퇴근하면서 블라인드를 열어두었어요.지나가는 분들이 장식장에 있는 도자기를 보시게끔요! 가끔 공방에서 밥을 먹을때 사용하기 위해 작은 원형 테이블을 구입했어요.비슷한 테이블이 집에도 있는데 조립과 해체가 엄청 쉽더라구요.그래서 나중에 페어에 참가할 때 보조 테이블로 사용할 예정이에요. 한 9월 쯤인가요? 물레 작업을 하기 위해 공방 배치를 또 바꿨습니다. 소중한 카메라도 생기고요. 바뀐 공방의 모습이에요.장식장을 내부로 들이고 물레도 자주 사용하게끔 안쪽으로 옮겼어요! 한참 석고 틀 작업할때라 너저분하긴 하지만... 대충 구조가 보이시나요? 얼마 전 청소를 마치고 찍은 사진이에요.작업하기엔 정말 편하고 좋은 구조에요. 넓어보이기도 하구요. 장식장 자리에 있던 철제선반은 이렇게 뒷편으로 옮겨 나란히 두었어요. 포토존과 장식장에는 선율공방의 모든 문구제품들과 완성된 도자기들이 진열되어 있답니다.아직 공방에 손님이 올 일이 없어서 보기 예쁜 것보다는 제가 꺼내기 쉽게끔만 전시해두었어요.무엇보다 주문 들어온 제품들을 바로 바로 꺼내 포장할 수 있으니까 너무 편리해요! 제가 종종 사용하는 공방의 인생샷이에요.이때 제가 초벌기에 스케치를 하는 중이였는데 마침 햇볓이 예쁘게 들더라구요.사진 찍으면 예쁘게 나오겠다 싶어 찍어보았습니다. 이것도 얼마 전 시유하면서 찍은 사진이에요.딱 이만큼이 가마에 들어가는 양이에요. 마지막으로, 공방에 매일 생기는 무지개입니다.무지개의 위치가 계절마다 다른데 여름에는 바닥에, 겨울이면 가마 위 벽에 생기곤 해요. - 이렇게 공방의 1년을 돌아보니까 기분이 참 묘한 것 같아요. 원래 처음 공방이 생겼을 때에는 클래스도 진행하고, 일주일에 한번씩 쇼룸을 오픈해서 판매도 하려고 했어요.그것 말고도 2년간 쉐어 작업실 생활을 하면서 개인 작업실이 생기면 하고싶었던 일이 200개정도는 있었던 것 같은데,1년이라는 시간이 그냥 흘러가버린 것 같아 약간 반성도 하게 되네요. 올해안에는 꼭 코로나가 사라져서 공방에 손님을 초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그 때까지 저는 더 부지런하게 작업하고 연습해야겠습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